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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썰, 판춘문예

7년 9개월의 후원 썰,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딸아이 같다. 아버지라고 불러주는 아이, 행복했다

by 신림83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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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9개월의 후원 썰,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딸아이 같다. 아버지라고 불러주는 아이, 행복했다

한 커무니티에 올라온 후원 이야기가, 훈훈함을 주고 있네요. 가져와 봅니다.


7년 9개월 동안 한 사람을 후원했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방법은 서로 다 다릅니다.

 

전 여러 사람을 다 아우르는 거 싫습니다.

그냥 한 사람만 챙겨주는 거 좋아요.

 

그래서 여자아이를 오래 후원했어요. 7년 9개월을요...

 

초등학교 때부터 50만원씩 보냈고 그게 올해 대학 갈 때까 지 지속되었는데요.

 

어쨌거나 마지막으로 등록금 보내고 이제는 한 짐 덜었습니다.

 

그 새 많은 일이 있었어요.

 

그 녀석이 혼자 아르바이트를 해서 누군지 모르는 제게 그 돈을 갚겠다고 까분(?) 일도 있었고 올해 첫 대학 등록금을 자신이 모아둔 돈으로 내겠다고 한 일도 그렇고요.

 

한 사람이 성년이 되어가는 시기에 모든 부분에 책임을 갖 고 임하지 않았고 그저 돈으로 얼마간의 도움을 주었을 뿐이지만...

 

그래도 성년이 되는 동안 곁에서 함께 했던 그 나날이 행복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절대 보는 일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편지는 제가 사무실이라고 칭해둔 오래전 어떤 곳으로 왔더라고요.

 

아버지 고맙습니다.

 

이렇게 왔네요.

 

제가 낳은 아이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제 아이가 대학 간 것만큼 기쁩니다.

 

8년은 못 채웠어요. 그래도 7년 9개월 내내 저는 행복했습니다.

 


이후 후기가 올라왔네요.

 

후기

 

아이가 취직했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제가 낳은 쌀은 아니고 오랜 기간 후원했던 녀석입니다만 그래도 가슴 벅차고 세상 살 맛이 납니다.

 

삼십 대 초반부터 8년 가까이 제가 가진 걸 조금씩 나눴습니다.

 

한 달에 50만 원씩이요.

 

사실 생활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돈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저를 지치게 만든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무엇 하나 제대로 성과를 내본 적 없는 사람이니, 이번만이라도 시작한 걸 마무리하자는 마음 이 부담감보다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여유가 없을 때는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면서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려고 애썼는데, 다행스럽게도 다사다난했던 제 삼 신 대에서 이 약속 하나만큼은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지요.

 

그렇게 초등학생이던 아이가 자라 2014년에는 대학에 입학했고, 이제는 취업의 문턱도 무사히 넘게 됐어요.

 

그 사이 저는 삼십 대를 지나 어느덧 마흔넷이고,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만나고 싶다는 편지는 제법 받았지만 단 한 번도 그러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어렵디 어려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다른 누군가는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만 아이가 헤아려준다면, 비로소 제 가 해왔던 일이 나름의 가치를 담기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게는 아이가 둘 있습니다. 하나는 곧 여섯 살이 되는 꼬맹이 아들이지만, 다른 하나는 벌써 취업에 성공한 든든한 입니다. 올해는 두 녀석에게 걸맞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건네고 싶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잠든 아들을 잠시 지켜보다가 운동하러 나왔습니다. 열게 코를 고는 아들 너머 어딘가로, 한 번도 만 난 적 없는 아이의 모습이 스쳐 지났습니다. 취업 소식에 기분이 좋아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자식이란 무었일까?

부디 모난 데 없이, 사랑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해라.

 

아빠가 바라는 건 그게 전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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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둘도 없는 부모입니다.

 

자기 자식도 똑바로 건사 못하는 사람 천지인데 존경스럽습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요즘 잘 없는 훈훈한 이야기네요

복 받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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