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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썰, 판춘문예

서울대생이 생각하는 흙수저 외모란... 외모 흙수저의 긴 한탄, 포기하면 편해진다.

by 신림83 2021.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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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이 생각하는 흙수저 외모란... 외모 흙수저의 긴 한탄, 포기하면 편해진다.

서울대생 예타, 익명글을 남기는 곳에, 인상 깊게 읽히는 글이 있어 가져다 둡니다.

 

음.. 그 외모라는 거.. 참... 정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외모 흙수저의 긴 한탄

마침내 희망고문이 끝났다.

 

나는 못 생겼다. 어느 정도냐면, 이성친구들의 얼평 대상에서 항상 비교열위에 서 있는 대조군인 건 예삿일

 

철없던 시절 놀림이랍시고

"야, OO이가 니 남친 아니냐?"

라고 할 때의 OO에 종종 등장했었다.

 

미팅이라 해봤자 2, 3번 밖에 안 나가봤지만 항상 내 역할은 타 친구들을 돋보이게 하는 폭탄이었다.

 

이래도 감이 안 온다면, 외모 때문에 이성에게 "너처럼 못생긴 새 X가 감히 나랑 상종을 하고 가까이 지내려고 해?"라는 소리도 들을 정도라고 생각하면 실감이 날지도 모르겠다.

 

암튼 그 정도로 (이성들이 보기에) 외모가 별로인 사람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몇몇 다양한 크고 작은 일들 때문에 나는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어떠한 형태로든 이성과 처음 만나는 게 어색했으며, 처음 말을 걸고 가까워지려고 접근하는 것조차 큰 용기가 필요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자꾸만 의식하게 되고, 자꾸만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열등감에 침잠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대숲, 그리고 그 외의 각종 익명 커뮤니티에 이런 나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고자 했다.

 

 

울분을 푼다고나 할까.

 

다행히 진심인지 혹은 그저 위선인지는 몰라도, 대부분이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고 "외모 말고도 다른 매력을 가꾸면 된다", "일단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면 된다", "너의 노력 여하에 따라 외모라는 장벽은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산이다." 그 말들을 믿고 열심히 노력하고, 어떻게든 콤플렉스를 숨기고 외모라는 결점을 다른 장점으로 커버하려고 부단히 도 노력했다.

 

운동도 하고, 옷도 사 입고, 머리스타일도 바꿔보고, 유우우머도 연습하고, 포용력과 이해심을 키우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이 활동 저 활동 열심히 참여했다.

 

그리고 그 결과 나름 누군가에게는 '좋은 남사친', '좋은 오빠/동생'으로 남는 데에 성공한 것 같다.

 

그런데, 그게 헛된 발버둥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얼마 전 내가 속하게 된 새로운 집단에서, 소위 말하는 '진짜' 잘생긴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남자가 봐도 잘생겼다'

정도를 넘어, 페북에 댓글만 달아도 여자들에게 친구추가 요청이 쇄도하고, 술집에서 술만 마시고 있어도 이성이 접근해오는 그런 수준의 외모를 지닌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풀어내는 무용담을 듣고 있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첫 만남에서 외모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95% 정도는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어떻게든 사람들과의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 가까이에라도 접근하려고 발버둥 쳐야 했다면, 그는 그럴 필요가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라포가 형성된 후에도 줄곧 그어지던, 내게는 담벽처럼 느껴진 '좋은 친구/오빠/동생'이란 경계선이 그에게는 밥먹듯이 넘나들 수 있는 자동문에 불과할 뿐이었다.

 

*라포? 라포르 뜻?

라포르(rapport), 래포, 라포 또는 라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상호 신뢰관계를 말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서로 마음이 통한다든지 어떤 일이라도 터놓고 말할 수 있거나, 말하는 것이 충분히 감정적으로나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상호 관계를 말한다. 원래 프랑스어의 '가져오다', '참조하다'에서 나온 말이다.

 

특히 심리치료, 교육, 치료상담 등에 많이 적용되는데 예를 들어 기자가 취재 대상과 '라포르'를 형성하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상호 의사소통은 언어적 차원을 넘어 정신적, 생리적 차원에서 동조화 되거나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거울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은 무의식적인 인간 상호작용의 가장 중요한 특성을 나타낸다.

 

-서울대생이라서 긍가 어려운 단어 쓰네..

 


다시 돌아와서,

 

첫 대면에서 그의 외모가 주는 호감의 수치는 나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얼깡

헛된 피해망상 아니냐고?

얼마 전 그와 사진을 찍을 일이 있었는데, 사진기사가 외모로 나와 그를 비교하면서 '사진의 정중앙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나를 사진의 변두리로 밀어냈다.

 

그와는 밝게 웃는 얼굴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던 기사는 내가 말을 걸자 굳은 표정으로 딱딱하게 한 두 마디를 던질 뿐이었다.

 

이 경험으로 마침내 희망고문이 끝났다.

 

내가 어떻게든 나를 가꾸고 단련하면 외모로부터 오는 간극을 넘을 수 있을 거라는 그 헛된 희망고문 말이다.

 

결코 넘을 수 없었다. 외모가 가지는 파급력은 그만큼 컸고, 좋은 외모라는 무기를 갖지 못한 나는 그만큼 도태되고 인간 대 인간으로의 첫 만남에서 푸대접받는 게 당연한 세상이었다.

 

내가 아등바등 노력해서도 갖지 못한 걸 외모라는 무기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게 당연한 세상이었다.

 

이걸 깨닫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내가 헛된 희망을 보고 노력을 하며 나를 갉아먹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포기하면 편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안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 오히려 욕심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이제 외모를 커버하려고 뭔가에 매달리기 보다는 오롯이 더 내가 하고 싶고 내 마음에 드는 일에 집중하고자 하는 마음도 들고. 다만 나는 왜 이런 외모로 태어났을까 하는 안타까움은 약간 남는다.

 

내가 좀만 더 잘생겼으면 지금까지의,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이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참 많은 생각이 드는 밤이다.


무슨말을 들으셨나요?

참 외모란게...

 

서울대생은 자기애가 강한 사람인듯하다.

어찌 보면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있었는 걸지도

 

말 그대로 인정할 건 인정해야 편할 듯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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